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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팟캐스트와 레딧의 조합, 클럽 하우스 앱(Club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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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리의 뉴욕레터 2021. 9. 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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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클럽하우스 앱을 사용한 지 6개월이 넘어갑니다. 무언가에 엄청나게 빠졌다가도 쉽게 질리는 저인데, 이상하게도 질리지 않는 앱이 바로 클럽하우스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초대장을 받아서 프라이빗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라는 식으로 마케팅이 되어서-미국에서도 실제로 그렇게 베타 테스트를 했었고요, 초반에 초대장 열풍이 불기도 했었죠. 지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앱입니다.

 

클럽하우스 앱 로고입니다.

 

앱을 사용하다 보니 팟 캐스트와 레딧을 섞어 놓은 앱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팟 캐스트는 일방적으로 들어야 하는 일방향 라디오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팟빵이나 네이버의 오디오 클립과 비슷하죠. 녹음된 라디오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팟캐스트를 구독하는 독자들로부터 실시간으로 혹은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받거나 소통을 하기는 어려운 구조입니다. 댓글을 달 수 있다고 하더라도요. 그런데, 레딧 같은 경우는 클럽과 같은 여러 가지 주제로 모인 게시판 형식의 포럼이 열리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누구나 글을 달고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쌍방향의 소통이 이루어지죠. 글을 쓰지 않아도 당연히 게시글들을 볼 수 있고요. 클럽하우스는 이 둘의 장점을 가지고 와서 오디오 형식으로 만든 듯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입니다.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면서 제가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을 잘 표현한 사용자의 후기라서 뉴욕 타임즈의 기사에서 발췌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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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e not forced to be part of the conversation the entire time on Clubhouse. You can just listen to other people talking about interesting subjects and jump in when you want.”

 

제가 원하는 시간에 열려있는 방에 들어가서 청중 (audience)로 있다가 대화에 참여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손을 들어서 (손 들기 버튼을 누릅니다) 가상의 마이크를 잡을 수 있어요. 청중에서 토론자 혹은 연설자 (speaker)가 되는 것이죠. 이 토론자 혹은 연설자라는 말은 미국에서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방식에 좀 더 어울리는 말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클럽하우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로 친목 위주의 방들을 운영하기 때문에 같은 스피커라고 해도 대화 참여자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조선 시대로 따지면 지나가던 나그네가 주막에 잠시 쉬어가며 대화에 끼어드는 느낌으로 오픈되어 있는 아무 방에나 들어가도 됩니다. 그리고 스피커임과 동시에 사회자 역할을 하는 모더레이터 (moderater)가 있죠. 모더레이터는 스피커와는 살짝 다른 계층을 지닌 역할로서 대화의 흐름을 이끌거나 끊거나 어찌 되었건 전체적으로 대화가 잘 이어지도록 하는 활동을 하도록 안내되어 있습니다. 방을 시작하고 끝낼 수 있는 권한이 있죠. 

 

한편, 뉴욕 타임즈 기사에서는 실리콘 벨리에서 결국 돈은 중독성이 강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로 몰린다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그 이면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거의 똑같은 플랫폼으로 출시된 음(mm)이라는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와 미국에선 페이스북이 거의 동일한 형태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죠. 

 

어찌 되었건 이제 확실히 붐이 식은 듯한 이 앱을 왜 아직까지 쓰고 있냐고요? 글쎄요.. 우선은 재미있어서 이겠죠.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서 인 것 같습니다. 왠지 전화하는 거랑은 또 달라요. 내가 누군가와 대화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고, 그 대화에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죠. 이 '제한된 개방성'이 참 마음에 드는 것 같아요.

 

제가 클하 친구들이라고 부르는 분들이 있어요. 어떨 때는 현실 친구나 그 누구보다도 내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알고 있고 그래서 더 대화가 잘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밤늦게 깊은 대화를 이어가기도 하고 일과 시간 동안 잠깐잠깐 짧은 대화를 하기도 하고, 여유가 있을 때는 마치 공유 사무실처럼 서로 타자 치고 일하는 소리를 공유하기도 하고요. 시차 때문에 누군가는 잠을 자고 있고 오후 시간인 사람들은 서로 대화를 합니다. 마치 ASMR을 들으며 잠에 들듯이 클럽하우스 방에서 잠에 들곤 하죠. 그리고 목소리로 대화를 하니까 글로 대화하는 것보다 더 쉽게 친해지고 더 빨리 사람에 대한 파악이 되는 것 같아요. 세계 각지에 있는 사람들과 어떻게 이렇게 친해지고 대화를 하고 일상을 나눌 수 있을까요? 만약에 아직 클럽하우스 앱을 사용해보지 않았다면 다운해보고 어떤 대화들이 오고 가는지 확인해 보세요! 의외로 코드와 감성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서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어느덧 저에겐 클럽하우스를 하는 것이 책을 잠깐 읽는 것처럼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취미 같은 일이 되어버렸거든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즐겁게 보셨다면 로그인이 필요없는 하트 버튼 누르기, 댓글, 구독하기로 응원해주세요:)

 

 

 

콘텐츠 출처

뉴욕 타임즈 클럽하우스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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