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이 모인 뉴욕 아모리쇼 2021
2021년 더 아모리쇼는 현대 미술을 주로 보유한 갤러리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로 매년 열립니다. 이번 년도에는 압도적인 크기의 전시장 The javits center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2시 반에 들어가서 오후 다섯시에 나왔으니 다 보는데 거의 다섯시간 가량을 쓴 셈입니다. 얼마나 큰 전시회였는지 상상이 가시나요? 전시회를 보면서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 그리고 제작 기법이 특이했던 작품들 위주로 사진을 찍었고 기록용으로 남기고 공유하고자 포스팅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사진들 수가 너무 많아서 우선 그 첫번째 포스팅입니다.
아모리 쇼를 볼 때 입구 왼쪽부터 시작하여 순서대로 오른쪽까지 보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전시장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바로 옆 갤러리의 전시를 보고 그 맞은편을 보는 식으로 관람하였습니다. 아래의 사진은 아모리쇼 입구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에 특이한 질감들을 채워넣은 회화 작품입니다. 나무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나무들을 그려보거나 나무의 가지들이 만들어내는 패턴이 이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렇게 그 가지들이 만드는 패턴을 다른 재료를 이용해서 강조할 생각은 안해봤네요. 작가의 아이디어가 인상깊었습니다.
나무를 주제로 한 또 다른 작품입니다. 금속이 세공된 것처럼 엄청나게 섬세하게 바탕에 촘촘한 자국들이 있습니다. 금속 공예 전공을 할 당시에 동판에 대고 얇은 정으로 촘촘하게 줄 하나하나를 그어서 그 위에 금실로 전통적인 작품을 만든 기억이 있는데요, 당시 그 선 하나하나를 정으로 때리는 과정이 엄청나게 고되고 지루했습니다. 그 당시 생각이 나서 잠깐 아찔했던 작품입니다. 캔버스로 보였는데, 생각해보니 금속판을 재료로 쓴 것 같기도 하고, 바탕에 어떻게 저렇게 고르게 자국을 냈는지 작업 기법이 궁금했습니다.
눈에 띄었던 초상화들입니다.
요새 타이 다이 tie-dye 우리나라 말로는 홀치기 염색- 흰 천을 실로 묶어 그 부분은 염색이 되지 않도록 하는 기법이 유행하던데, 홀치기 염색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몽환적이네요.
비슷한 기법으로 그린 조그마한 캔버스가 제 방 벽에 걸려 있는데요, 이렇게 붓 터치를 강하게 쓰는 느낌도 좋은 거 같아서 나중에 비슷한 작품을 그리면 참고해보려고 찍어왔습니다. 별 거 아닌 것처럼 붓을 놀린 것 같지만 실제로 이렇게 큰 캔버스를 채우려면 시간도 많이 들고 붓 터치와 색 배색 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그림이죠?
이런 사실주의 같은 그림이 아직도 그려지는지는 몰랐습니다. 사진이랑 어떤 점에서 차별점을 두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대학교 입학 1학년 때 들었던 수업 중에 제가 비슷하게 점들을 찍고 연결 시켜서 그렸던 드로잉이 생각나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는 조그만 삼각형들이 되도록 선을 이었었습니다. 이렇게 바탕색을 입히고 네모로만 이루어진 드로잉을 하니까 멋지네요. 알고보니 쿠사마 야오이의 1980년대 작품이어서 놀랐습니다. 점 말고도 다른 도형에 관심이 있었구나 하고요.
호박과 점 그림으로 유명한 쿠사마 야오이의 반짝이는 작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색 추상화입니다.
마치 케잌위의 장식을 보는 듯하게 물감을 짜넣은 그림이었습니다. 다양한 색채와 텍스처가 보는 재미를 더 해줍니다.
셀로판지를 잘라서 붙인 그림을 그대로 그렸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토끼가 귀여워서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무서운 그림이었습니다. 동양의 지옥도를 그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축생과 아귀들이 뒤섞여서 지옥을 탈출하려는 장면 같네요.
세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올해 유독 인테리어에 불은 러그 유행이 영향을 미친 것인지 현대 미술 작품에도 러그를 이용한 작품이 많았어요. 아래의 작품은 러그가 짜여지다가 흘러내린 것처럼 제작한 것입니다. 초현실주의적인 느낌을 자아내죠.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너무 좋을 것 같은 작품인데 약 40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더 아모리쇼는 작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시회이기 때문에 갤러리 부스에 전시한 작품의 가격을 기록해놓은 도록을 구비해 두기도 하고, 아예 작품 라벨에다가 작품의 가격을 적어 놓기도 합니다.
제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마크 로스코의 색면화를 보는 듯한 작품이라 재미있어서 찍었습니다. 마크 로스코는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는 회화를 그리곤 했는데 이 그림의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이런 그림을 그린 걸까요?
마자막으로 보여드리는 이 그림의 재밌는 점은 저 파리채처럼 생긴 도구에 붙어있는 라벨을 보면 Racism catcher라고 쓰여 있습니다. 인종 차별주의자를 잡는 파리채로 인종 참별주의자를 처벌하는 어떤 사회적 시선에 대한 은유를 한 것 같네요. 미국에 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인종 차별은 어디에나 만연해 있고 (심지어 한국은 말할 것도 없죠) 미국에서 아시아인은 인종 차별을 당하면서도 말할 수 없는 위치인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현대 미술 중에 추상적인 작가의 생각을 담은 것보다는 이렇게 사회적 메세지를 담은 그림이 좋은 것 같아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좋은 하루되시고 재밌게 보셨다면 공감버튼과 구독하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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