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노랫소리가 유독 머릿속에 맴돌던 동요가 있었어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로 시작하는 동요였습니다. 유튜브에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가사가 있는 동영상을 클릭해서 보면서 순간 놀랐습니다. 동요가 왜 이렇게 심각해?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
우리 가는 길이 결코 쉽진 않을 거예요
때로는 모진 시련에 좌절도 하겠지만
우리의 친구들과 함께 라면 두렵지 않아
어떤가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다음에 '모두가 힘들다'는 이야기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동요잖아요. 아름답고 밝고 평화로운 세상을 그리며 어린이들이 즐거움을 노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동요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요즘 사람들 사는 것을 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모두가 어느 정도는 힘들다고 하지 않나요? 아무리 인스타그램에서 좋았던 순간들을 올려도 속 얘기를 하거나 깊이 대화하다 보면 힘든 일 한 두 가지쯤은 있기 마련이죠. 물론 고민이나 어려움의 종류도 깊이도 사람마다 달라요. 하지만 "요즘 세상 살기 힘들다"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 걸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여전히 사회는 살기 힘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런데 이 동요는 단순히 모두가 힘들다는 말로 끝나진 않아요. 뒤에 가면 모진 시련도 이야기하며 더더욱 현실적인 단어를 꺼내 놓지만, 결과적으로 전달하는 메세지는 혼자가 아니야, 주위에 친구가 있어라는 메시지입니다.
혼자라고 느껴질 때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이렇게 많은 이들 모두가 나의 친구랍니다
주변에 사람이 몇 명이 있든지 많든지 적든지 간에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된 거죠. 하버드에서 진행한 한 종단 연구에서도 행복을 정의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인간관계- 친구와 얼마나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지 였다고 하죠. 유치원 때 배우던 것들을 모두 실천하면 어른 되어서 사회 생활 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저의 지론 중 하나인데, 이 동요 역시 우리 삶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네요. 혼자라고 생각이 되면 우선 주위를 둘러보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요청하거나 안부를 묻고 누군가와 '연결됨'을 느끼는 과정이 필요한 코로나 시대인 것 같습니다.
요즘 언텍트 시대로 불필요한 인간관계가 줄어서 환호성을 지르는 저 같은 사람도 있겠지만, 동시에 당연시 여겼던 사람들과의 교류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맞는 거 같아요. 저만 해도 새로 일을 하게 된 연구실에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work from home) 줌으로 미팅을 하는 일이 대면 미팅할 때보다 많아졌거든요. 그 덕분에 대면 미팅을 위해 연구실을 나가지 않으면 따로 연구실 사람들과 만날 일도 없고요. 따로 친해지기도 어려운 거죠. 저와 비슷한 또래나 위치에 있는 직장 동료가 없다는 건 많이 아쉬운 일이에요. 그래서 연구실 나갈 때면 우연히라도 부딪혀서 말을 걸기도 하고 안부를 묻고는 하죠.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가야지만 서로 이야기하게 되는 분위기가 된 것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즐거운 음에 비해서 아주 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요,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를 들으면서 기분 전환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랄게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로그인이 필요없는 하트 버튼과 댓글로 소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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