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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노트] 필로덴드론 핑크 프린세스 (Philodendron Pink Princess) 물꽃이 번식으로 뿌리 내리는 엄청난 팁

Plant diary...식물 일기

by 폴리의 뉴욕레터 2023. 9. 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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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덴드론 핑크 프린세스의 탑 노드를 잘라 물꽃이와 삽목을 동시에 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번식해보았다. 미국 식집사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핑크 프린세스 뿌리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인기있으면서도 희귀한 식물 중 하나인 필로덴드론 핑크 프린세스 (Philodendron Pink Princess, 미국에선 줄여서 PPP)를 지난 8월에 데려왔다. 그런데 위에만 잎이 무성한 수형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다. 잎이 큰 건 좋은데 큰 잎이 다닥 다닥 위에만 붙어 있는 모양. 그래도 정 붙이려고 했지만 어디에 놓아도 어색했다. 그래서 핑크 프린세스를 과감하게 가지치기를 해보았다. 잎을 버리기는 너무 아까워서 몬스테라와 핑크 프린세스 둘 다 노드 부분을 잘 잘라서 물꽃이로 번식해보기로 했다.

 

 

핑크 프린세스의 하이브리드 물꽃이 & 삽목을 펄라이트로 시도해보았다

 

PPP의 경우 공중 뿌리가 나 있는 노드를 잎과 함께 잘라 줘야만 물꽃이나 삽수가 가능하다고 한다. 잎만으로는 번식이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틀 전에 조심스럽게 잎이 다섯개 달린 윗 부분을 잘라주었는데, 실수로 핑크무늬가 고르게 잘 발현된 잎 하나를 노드없이 잘라 버렸다. 일단 실수로 자른 잎은 제발 뿌리가 나길 바라며 작은 화병에 꽃아 주었다. 원래 목표했던 윗부분은 Hydrogen peroxide를 희석한 물에 잠깐 담가 두었다가 투명하지 않은 화병에 뿌리가 다 잠기도록 담가 두었다. 이 윗부분에는 내가 좋아하는 하프문 무늬가 있기도 하고 각 노드마다 아주 촘촘하게 잎들이 달라 붙어 있어서 노드 각각을 자르는 게 어렵기 때문에 우선은 전체 다 뿌리를 내리게 하는 게 목표이다. 최근에 몬스테라 스탠들리아나 줄기 노드들을 삽수와 물꽃이 번식하면서 느낀 건데, 역시 길게 자른 노드나 공중 뿌리 자리가 여러 개인 노드가 쉽게 뿌리내리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왠만하면 노드를 하나 하나 잘게 나누는 것보단 여러 개 공중 뿌리가 달려있는 여러 개의 노드를 그대로 일단 뿌리내리는 게 더 쉬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물에는 Hydrogen Peroxide 3%를 살짝 섞어 주었다.

 

1. 펄라이트 (Perlite)를 이용해서 물꽃이와 삽목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뿌리 내리기

핑크 프린세스를 펄라이트에 물꽃이 & 삽목 하이브리드 번식

 

핑크 프린세스 번식으로는 어떤 다른 방식이 더 효과적인지 찾아보던 와중에 펄라이트로 물꽃이 겸 삽수를 하는 방법을 추천하는 미국 유튜버 영상을 보게 되었다. 또 다른 유튜버의 영상에서도 1) 물꽃이, 2) 물꽃이 & 플라스틱 커버, 3) 펄라이트 물꽃이, 4) 펄라이트 물꽃이 & 플라스틱 커버로 각각 비교하는 실험 영상을 확인했다. 4가지 번식 방법 중 펄라이트 물꽃이 & 플라스틱 커버가 제일 뿌리가 잘 자랐다. 펄라이트가 있는 경우가 물꽃이만 한 것보다 뿌리가 더 많이 자랐고, 지퍼 락같은 것으로 커버를 해서 수분과 습도 수준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뿌리가 빨리 자라도록 하는 데에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물꽃이 해둔 핑크 프린세스 화분을 다시 닦고 물도 갈아준 뒤에 펄라이트를 부어서 마치 흙처럼 채워줬다. 

 

 

 

2. 포토스 (Pothos - 우리 나라에선 스킨답서스라고 부르기도 함)를 이용해서 뿌리 내리기

레딧에서 찾은 방법. 포토스 (Pothos)를 몇 개 잘라서 같이 꽃아주면 포토스가 뿌리를 내리는 과정에서 천연 뿌리 호르몬이 나온다고 한다. 여기서 포토스 (Pothos)란 Epipremnum aureum이란 학명을 가진 식물로, devil's ivy, golden pothos, or hunter's rove라고도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스킨답서스 (Scindapsus)라고도 부르는데, 사실 스킨답서스와 포토스는 구별이 어렵지만 다른 식물이다. 스킨답서스가 아닌 "포토스"를 이용해 핑크 프린세스를 물꽃이한 병에 같이 포토스를 꽃아주면 포토스의 뿌리 호르몬이 다른 식물들의 뿌리는 내리는데도 마치 천연 비료처럼 작용한다고 한다. 아래 사진과 같이 펄라이트에 구멍을 내주고 뿌리가 포함된 포토스 노드를 잎과 함께 잘라서 꽃아주었다. 이제 뿌리가 정말 더 빨리 자라는지를 2주 뒤쯤에 확인하면 될 것 같다. 

 

포토스를 같이 꽃아준 핑크 프린세스

 

 

 

한국에서 스킨답서스라고 부르는 종류 대부분이 사실 포토스인 것들이 많다. 

 

두 가지 다른 포토스 (Pothos)

 


핑크 프린세스 뿌리 내리는 효과적인 방법 2가지 요약

☑ 핑크 프린세스는 물꽃이나 삽수 번식을 할 때 뿌리가 새로 나기까지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린다 (보통 한 달이 기본). 몬스테라 알보나 내가 시도했던 zz plant의 경우에는 3-5개월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핑크 프린세스의 무늬를 잘 유지하려면 너무 강한 햇빛이나 직사광선은 좋지 않고, 오히려 밝은 간접광이 좋다.

 햇빛이 너무 강할 경우 무늬의 핑크색이 옅어 지거나 초록색으로 변할 수 있다.

 공중 뿌리에서 새 뿌리가 날 때 핑크, 고동색, 흰색 등 색이 다양하다.

☑ 뿌리 부분은 어둡게 해주면 좋다 (이런 점에서 펄라이트를 더하면 빛을 가려줘서 도움이 되는 걸지도). 

☑ Pathos를 물꽃이할 때 뿌리에서 천연 뿌리 성장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다른 식물을 물꽃이할 때 pathos를 몇 개 잘라서 같이 넣어주면 도움이 된다.

☑ 위에 이어서, 곰팡이나 물이 썪거나 녹조가 생기는 게 아니라면, pathos의 뿌리 성장 호르몬을 잃지 않기 위해 물을 완전히 갈아주지 말고 새로운 물을 더하는 방식을 하는 것도 좋다.


 

 

2023년 9월 9일 토요일 저녁의 기록

핑크 프린세스 물꽃이를 한 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아 잎이 시들거나 변화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뿌리에 아무 변화가 없는 거 같아서 다시 구글링과 유튜브를 찾아 보았다. 핑크 프린세스 가지치기나 노드 번식에 대한 후기들에서 PPP가 뿌리 내리기까지 시간이 원래 정말 오래 걸린다는 코멘트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가지나 잎이 달린 노드 물꽃이를 하면 1-2달 기다리는 게 기본이라고 한다. 아주 아주 느리게 자라는 식물이라는 평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핑크 프린세스의 뿌리 번식에 성공하기 위해 두 가지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았는데 효과가 좋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보신 분들도 한 번 시도해보시고 후기를 댓글로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다. 포토스의 뿌리 호르몬이 정말 효과가 있을지..!

 

내가 좋아하는 하프문 무늬

 

다른 포스팅을 한 번 하겠지만, 나도 앞서 말한 몬스테라 스탠들리아나 (Monstera Standleyana) 줄기 노드들을 이미 펄라이트 물꽃이 겸 삽수로 번식 시켜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너무 효과적이어서 납득이 갔다. 미국에선 질석이나 마사토와 같이 배수가 좋은 모래 혹은 돌 종류들이 한국보다 훨씬 비싼 편이다. 그래서 전에 배양토 믹스를 하려고 구입해 본 게 펄 라이트이다. 이 펄라이트는 미생물이 번식할 수 있는 흙 먼지가 아예 없어서 이번에 몬스테라 스탠들리아나 물꽃이 삽수에 한 번 활용해봤는데, 이미 이렇게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줄이야. 좋은 점은 물꽃이처럼 물 흡수가 매우 빠르면서도 전체를 담구지 않고 뿌리있는 부분만 물이 닿도록 조절할 수 있어서 식물이 썪을 가능성도 적어지는 것 같다. 뚜껑을 덮어둬도 흙과 다르게 곰팡이도 잘 피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플라스틱 통에 촉촉한 흙을 넣고 또는 아예 흙도 전혀 없이 물만 살짝 넣고 아예 밀폐시켜서 카랑코에나 몬스테라 알보 노드 번식을 시키던데, 나는 뚜껑을 닫기만 하면 식물에 금세 곰팡이가 펴서 항상 실패했었다. 그런데, 펄라이트 물꽃이 방식은 아직까진 뚜껑을 닫아도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 게다가 뿌리가 난 4개의 줄기를 제외하고는 흙 위에서 거의 말라가던 몬스테라 스탠들리아나 줄기들이 펄라이트 물꽃이 위에선 엄청나게 통통해 졌다. 요번에 두꺼운 중간 노드를 뿌리 번식하려는 그냥 몬스테라도 벌써 살짝 새 뿌리가 자라고 있다. 핑크 프린세스와 같이 가지치기를 했던 몬스테라인데 자라는 속도가 너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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