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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 알레르기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은 이유와 고양이에 미친 영국화가 루이스 웨인

Manhattan log...맨해튼 생활

by 폴리의 뉴욕레터 2021. 10. 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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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개를 더 좋아했었는데 왠지 모르게 조용하고 얌전하고 혼자서도 잘 노는 고양이가 더 좋아졌어요. 그래서 고양이 털 알레르기가 있는 저 또한 기를 수 있는 품종이 있을까 찾아봤습니다. 고양이가 있는 공간에 가기만 해도 고양이 알레르기 증상은 나타 났었고 재채기와 몸살 기운이 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너무 예쁘잖아요?

 

고양이 털 알레르기는 고양이 몸에서 나오는 각질과 침에 들어있는 성분 때문에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털이 거의 없는 고양이는 비듬이 잘 없어서 고양이 알레르겐 형성을 덜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고양이 털 알레르기는 fel d1에서 비롯되는데, 이 성분이 잘 발생하지 않는 고양이 품종이 러시아에서 1980년대에 개량되었다고 합니다. 이름은 시베리안이고요. 털이 풍성하고 아주 귀엽게 생겼습니다. 고양이 알레르기 때문에 고생받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인 것입니다. 분양비는 좀 비싸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알레르기로 고생해 본 경험이 있는데도 고양이를 그럼에도 왜 키우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면, 혼자 사는 외로움을 덜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고양이를 키운다고 사람처럼 말을 할 수 있고 산책을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다른 생명체가 하나 더 살고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덜 외로울 것 같아요. 식물들을 키우게 된 이유도 비슷합니다. 푸른색과 초록색이 있는 공간을 좋아해서 이기도 하지만, 식물들이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반려식물로 느껴지거든요. 현재는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바쁘고 여력이 안되어서 고양이 기를 생각을 못하고 있지만, 나중에 꼭 한번 고양이를 길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 일주일 정도 고양이를 길러본 경험이 좋게 남아있습니다. 임시 보호를 했던 얼룩무늬 고양이인데, 그 이후에 잘 살았는지 문득 궁금해지네요. 고양이가 애교를 피워서 알레르기에도 불구하고 2시간 동안이나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었던 일화도 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 있는데 문득 어떤 새끼 길고양이가 저에게 오더니 다리에 꼬리를 스윽하고 지나가고 몸을 비비는 등의 애교를 피웠습니다. 너무 귀여워서 우선 손으로 잡아 안았고 어떻게 기를 수 있는 방법이나 누군가 고양이를 기를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는 2시간 동안 저는 콧물을 질질 흘리면서 고양이를 안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양이가 도망갈 수도 있었고 너무 귀여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국 고양이 보호처를 찾지 못해서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내보내는 수밖에 없었던 안타까운 기억이 있습니다. 가끔 창 밖으로 고양이들이 우는 소리가 들리면 내가 만났던 고양이가 아닐까 생각한 적도 있었어요.

 

루이스 웨인의 고양이

 

 

이토록 고양이는 매력적인 성격과 외향을 가진 동물입니다. 그래서 많은 화가들의 영감이 되기도 했지요. 조선시대 때에도 그린 고양이 그림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네요. 대표적으로는 영국 화가인 루이스 웨인이 그린 고양이 그림이 유명합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때 아내를 위해 고양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던 루이스 웨인은 고양이를 의인화해서 그리는 그림으로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말년에는 조현병 (정신분열증)으로 의심되는 정신질환으로 인해서 병원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그가 그리던 활발하고 귀여운 고양이보다는 마치 패턴화 된 고양이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쿠사마 야오이가 자신의 정신질환으로 인해서 점들이 보이는 현상을 작품화해낸 것처럼 웨이스 루인도 끝까지 고양이를 그려내며 자신의 작품 활동을 지속하였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맨 밑의 그림들은 더 이상 고양이가 고양이로 보이지 않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죠. 그가 이렇게 고양이에게 애착을 가졌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아내와의 추억이 얽혀있는 그림의 주제이기 때문에 정신 질환으로 고통을 받으면서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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