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랑코에와 칼란디바는 다육 식물 (Succulent)의 일종으로 꽃이 예쁘고 오래 가서 한국에서는 특히 많이 키우는 식물이다. 지난 7월 경에 홀푸즈 마켓 (Whole Foods Market)에 갔다가 못 보던 예쁜 꽃이 있어서 꽃다발로 데려왔는데 꽃이 거의 한달을 피어 있었다. 침대 옆에 둔 칼란디바의 연한 핑크 겹꽃이 너무 예뻐서 잠 자기 전마다 보면서 너무 힐링되었고 꽃다발을 계속 사는 것보다 화분으로 길러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칼란디바 화분을 구입하려고 결심한 날, 칼랑코에과는 잎꽃이와 꺾꽃이로 둘 다 번식이 아주 쉬운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날 저녁 꽃이 서서히 지기 시작한 칼란디바 꽃다발을 살펴보니 물이 닿는 아래 쪽에서는 벌써 새 가지가 올라오고 있고, 줄기도 물러지지 않고 아주 싱싱했다. 물꽃이로도 뿌리가 쉽게 난다는데 뿌리는 없었다.
칼린디바는 칼랑코에 (Kalanchoe blossfeldiana) 계열로 다양한 색의 겹꽃과 다육 식물 (Succulents)의 잎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
8월 말 쯤에 작은 화분에 칼란디바를 가지치기 한 꽃대와 큰 줄기들을 심었는데, 1주일 뒤 상태가 안좋아지고 잎이 너무 시들 시들 해졌다. 물을 주고 나서 몇 일 뒤 불안한 마음에 확인해보니 잎꽃이 해둔 잎들과 삽목한 줄기 밑부분이 살짝 까맣게 되고 썩고 있었다. 그래서 소독한 칼로 다시 밑둥을 잘라주었다. 그 과정에서 잎이 많은 가지는 잎도 좀 잘라주었다. 보통 칼랑코에 종류 삽목을 할 때는 꽃대는 잘라서 버리거나 꽃대 윗 부분은 쳐낸다고 해서 상태가 좋은 꽃대만 남기고 가지치기를 해주었다. 줄기를 좀 잘라주고 잎도 자르면 뿌리를 새로 내리는데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칼랑코에는 흙에 영양이 없고 마르고 거친 흙이어야 오히려 뿌리가 더 잘 난다고 해서 흙 배합을 완전히 새로 해줬다. 원래 씨앗을 기르거나 식물을 초반에 기를 때 쓰는 영양이 많은 흙 (Seed starting mix or Peet moss)를 썼는데, 일반 분갈이용 흙 (potting mix)와 펄라이트 (perlite)를 거의 2:1로 섞어주었다. 다육 식물용 돌도 섞어 주어 배수성을 높였다. 잎꽃이 해 둔 잎들은 자꾸 흙에 닿아 썩길래 펄라이트만 넣고 그 위에 꼽아 주었다. 삽목하고 바로 물을 많이 준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내에서 키우고 온도와 햇빛이 많은 환경이 아니라면 물을 많이 주지 않는 게 좋다. 직사광선을 피하고 미스트를 하지 말라는 글도 있었지만 나의 경우엔 직사광선을 통해 온도가 높아지고 미스트로 조금씩 수분 공급을 해준 게 중요했다.
칼란디바 뿌리가 나게 할 부분을 자를 때는 마디의 1센티 정도 아래를 잘라서 마디가 다치지 않게 하는 게 좋다. 뿌리 내리는 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꽃대나 가지를 칠 때는 마디의 윗부분을 잘라주면 된다. 잎꽃이용 잎을 자를 때는 손으로 뜯지 말고 소독한 가위로 최대한 줄기와 잎만나는 부분에 가깝게 잎의 아랫 부분을 자른다. 뿌리를 내릴 때까지는 적당한 습도 조절이 중요해서 플라스틱 밀폐용기나 배수 구멍이 없는 컨테이너를 사용해도 된다. 일반 분갈이용 흙에 펄라이트를 섞은 흙에 꽃대와 줄기를 다시 심고나서는 물을 주지 않았다. 원래 칼랑코에나 칼란디바는 잎에 물을 뿌리거나 미스트하는 걸 안좋아하지만, 삽목할 때는 흙에 물을 부으면 안 마르고 줄기가 썩을 수도 있어서 뿌리가 나기 전까지는 미스트로 전체적으로 촉촉하게 해주는 게 좋다. 뿌리가 날 때까지는 너무 말리지 않고 흙이 마르면 그때 그때 살짝 물을 뿌려주는 게 좋다. 수분은 공급하되 흙이 마르지 않거아 습기 때문에 썩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온도와 햇빛도 중요하다. 2-3주 동안 어두운 실내 불빛 아래 있었을 때는 전혀 뿌리가 나지 않다가 1주일 정도 빛에 신경써주고 3일은 창가틀에서 뜨거운 여름 햇빛을 내내 받게 해주었더니 드디어 하얗고 작은 수염같은 뿌리들이 났다. 따뜻한 온도와 살짝의 습기가 뿌리 내리는 데 중요한 것 같다.
1. 다육 식물은 물에 쉽게 물러지므로 배수가 좋은 흙과 함께 펄라이트, 마사토 등 다육식물용 흙을 1:1 비율로 섞어주면 좋다
2. (뿌리 나기 전) 물은 잎이 시드는 느낌일 때나 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 조금만 주거나 미스트 해준다. 너무 말리지 않아야 하지만 물은 많이 안주는 게 포인트.
3. 영양기가 없는 거친 흙을 써야 뿌리가 더 빨리 내린다.
4. 삽목 전에 반나절 정도 그늘에서 줄기 자른 부분을 말려주면 좋다.
5. 잎을 누워서 꽃으면 꽃힌 부분에서 새로운 잎이 자라기도 한다. 반대로 잎을 거꾸로 꽃으면 닿는 면적이 적어 잎이 덜 상한다. 조건에 따라 선택할 것.
6. (뿌리 나기 전) 밝은 빛 혹은 따뜻한 데에 두어야 한다. 너무 뜨거운 여름 오후 햇빛이면 잎꽃이한 작은 잎들은 말라버릴 수도 있다.
칼랑코에, 카랑코에, 칼란디바는 다육이와 같은 잎을 가지고 있어서 잎으로도 줄기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번식이 쉽다고 해서 걱정없이 도전해 보았지만 뿌리 내리기까지 한 달 넘게 걸렸다. 내내 물에 꽃아 두었던 꽃다발에서 칼란디바 번식에 성공한 것도 뿌듯하고 한 달이 지나가서 살짝 포기했는데 너무 기쁘다. 칼랑코에 물꽃이보다는 삽목을 추천한다. 이제 뿌리가 좀 더 내리면 흙에 심어주고 키워서 칼란디바 꽃 피우기에 도전해봐야 겠다. 칼랑코에 꽃을 항상 피우는데는 빛 조절을 잘 해야 된다고 해서 공부해볼 생각이다. 몬스테라나 포토스, 얼룩 자주 달개비같은 다른 식물들을 그동안 물꽃이로 뿌리 내려 번식시켜본 경험이 있었지만, 자꾸 문드러지고 썩는 줄기 때문에 신경을 정말 많이 썼던 칼란디바 뿌리 쉽게 내리는 방법을 공유한다. 다음엔 뿌리 내린 칼란디바를 분갈이 해주고 칼란디바 물 주는 법과 꽃 피우는 법에 대해서 포스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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